IS '건국 1주년' 앞두고 동시다발 테러…최소 6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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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건국 1주년' 앞두고 동시다발 테러…최소 63명 사망(종합3보)
프랑스 '참수', 튀니지 호텔 총기 난사, 쿠웨이트 모스크 자폭테러
올랑드, 프랑스 동남부에 최고수준 경계경보 발령
(이스탄불·파리=연합뉴스) 김준억 박성진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자칭 '건국 1주년'을 사흘 앞둔 26일(현지시간)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해 최소 63명이 숨졌다.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1명을 참수하는 등 테러를 저질렀고, 튀니지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에서는 총기 난사로 최소 37명이 목숨을 잃는 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다.
쿠웨이트 수도의 주요 시아파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는 금요 예배 도중 자폭 테러가 발생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202명이 부상했다.
이날 발생한 테러 가운데 IS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사건은 쿠웨이트 테러지만 나머지 2건의 범인들도 IS를 추종하는 이른바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이 있다.
IS는 최근 지지자들에게 '불신자에게 라마단을 재앙의 달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IS는 지난해 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 첫날인 6월 29일 정교일치의 칼리파가 다스리는 국가를 수립했다고 선언했다.
테러리즘 전문가들은 IS가 건국 1주년과 라마단을 맞아 중동과 유럽에서 동시다발적 1주년 테러나 대규모 공세를 펼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막스 아브라흠 교수는 트위터에 "프랑스와 쿠웨이트, 튀니지에서 수 시간 안에 IS의 소행이 명백해 보이는 공격이 발생했다"며 "건국 1주년인 29일이 다가오면서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프랑스서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1명 참수
1주년이 임박한 이날 프랑스 동남부 리옹시에서 30㎞ 정도 떨어진 이제르도 생캉탱 팔라비에에 있는 미국 가스 공장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30대 남성 용의자는 차량을 몰고 이 공장의 정문을 뚫고 들어가 가스 컨테이너에 충돌했으며 이후 큰 폭발이 일어났다.
사건 이후 공장 부근에서는 참수된 시신 한 구가 발견됐으며 2명이 폭발로 부상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가스 공장 공격은 테러"라고 규정하면서 "범행을 저지른 용의자가 체포됐고 신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시신 머리에 아랍어 글귀가 적혀 있었으며 사건 현장에서도 아랍어가 쓰인 흰 깃발과 검은 깃발이 각각 하나씩 발견됐다며 테러범이 IS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용의자와 공범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을 체포했다"며 "용의자가 전과가 없으나 정보기관이 극단화됐을 수 있다고 보고 감시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공장 테러 용의자인 30대 남성 야신 살리를 가스 공장 충돌 직후 체포했다. 또 살리의 아내와 용의자 몇 명을 추가로 붙잡았으며 공범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살리를 극단주의자로 분류해 2006년부터 2년간 감시하다가 중단했다. 카즈뇌브 장관은 범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수 살해된 희생자는 살리의 고용주로 이 지역에서 운송회사를 경영하는 사업가로 알려졌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사업가는 공장 폭발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 사건 이후 동남부 지역의 경계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독일과 스페인 정부는 이날 프랑스 테러를 '악랄한 만행'이라고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리옹에서 벌어진 공격을 단호하게 비난한다"면서 "민주주의는 이 만행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튀니지 최악의 테러…휴양지 호텔서 총기 난사해 최소 37명 사망
튀니지에서는 지중해 연안 휴양지 수스의 호텔에서 무장괴한이 소총을 난사해 최소 37명이 사망했다.
튀니지 내무부는 괴한이 해안가와 접한 호텔 2곳에서 총을 난사했으며 외국 관광객 등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고 튀니지 국영TV가 보도했다.
내무부는 부상자 중 2~3명은 중태이며 외국인 사망자의 국적은 영국, 독일, 벨기에 등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영국인이 최소 5명 사망했다고 밝혔다.
튀니지 치안 당국은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은 튀니지 국적의 학생이라며 당국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테러범은 파라솔에 AK 소총을 숨기고 호텔과 연결된 해안가로 가서 대부분 유럽 관광객들을 향해 총을 마구 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에 올라온 현장 사진을 보면 희생자들은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하다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테러는 북아프리카 아랍권에서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테러로는 1997년 이집트 룩소스에서 외국인 58명이 사망한 이후 최악이다.
튀니지에서는 지난 16일에도 중부 시디 부지드 지역에서 무장 괴한이 군인과 총격전을 벌여 군인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당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자처한 세력은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칼리파의 전사 2명이 소형 무기로 시디 부지드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는 지난 3월 국립 박물관에서 총격테러가 발생해 프랑스인 4명과 다른 외국 관광객 17명, 튀니지 경찰관 1명 등 22명이 사망했다. 이 테러 이후에도 IS는 "박물관을 목표 삼아 외국 관광객을 대량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 시아파 모스크서 자폭테러…IS "우리 소행"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 도심의 시아파 모스크에서도 이날 IS가 자행했다고 주장한 폭탄테러가 발생해 25명이 숨지고 202명이 부상했다.
중동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은 쿠웨이트의 주요 시아파 사원인 이맘사디크 모스크에서 금요 예배가 끝나는 시간에 테러범이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테러 직후 IS의 '윌라야트 나즈드'(사우디아라비아 지역) 지부는 아부 술레이만 알무와헤드란 조직원이 공격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IS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금요 예배 시간에 자살폭탄 테러 공격을 잇달아 감행했다.
한편, IS는 전날부터 시리아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에 차량폭탄 공격과 소규모 병력의 기습 공격을 벌여 민간인 146명을 살해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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